변비에 섬유질을 더 먹는데도 효과가 없는 이유는?
변비가 생기면 대부분 제일 먼저 이렇게 하십니다.
고구마를 더 먹고, 샐러드를 늘리고, 차전자피를 챙기고, 밥을 통곡물로 바꿉니다.
인터넷에서도, 주변에서도 모두 이렇게 말하니까요.
"변비에는 식이섬유를 늘려야 해."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분명히 건강하게 먹고 있는데, 배는 더 빵빵해지고, 가스는 더 차고, 속은 더 더부룩하고, 변은 오히려 더 안 나옵니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섬유질이 부족한 건가."
그래서 더 먹습니다. 그런데 더 심해집니다.
이처럼 왜 어떤 사람에게는 섬유질이 도움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변비를 더 심하게 만드는걸까요?

변비에 대한 올바른 이해
먼저 가장 중요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변비를 이렇게 이해하십니다.
"변의 양이 부족해서 안 나오는 거니까 섬유질을 더 넣으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부분적으로만 맞습니다.
장은 단순한 배수관이 아닙니다.
장은 신경계, 호르몬, 수분, 장 운동성, 스트레스 상태, 염증 상태와 모두 연결되어 움직이는 살아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재료를 더 밀어넣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비유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장을 고속도로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정상적인 장에서는 도로 흐름이 원활하고, 신호 체계가 안정적이고, 차량 이동 속도가 적절합니다. 그런데 변비 상태에서는 이미 도로가 막혀 있고, 교통 흐름이 느려져 있고, 신호 체계도 꼬여 있는 상태인데 이 상태에서 섬유질을 갑자기 더 많이 넣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체된 고속도로에 대형 트럭을 더 밀어 넣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그러면 도로는 더 막히고 더 빵빵해지고 답답해집니다.
따라서 이럴 때 해결책은 도로를 먼저 뚫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변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밀어넣는 재료가 아니라 장 상태를 먼저 회복시켜야 합니다.
장이 무엇때문에 움직이고 있지 않은지 그것을 파악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여야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결국 에너지 생산의 부족때문입니다. 몸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관의 운동에까지 배분할 에너지가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몸 전체의 에너지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갑상선 호르몬의 대사 경로를 모두 지원해야 하는 일 같은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일이 매우 커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드링 우선 섬유질만 사용하여 장운동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섬유질만가지고는 만성 변비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상당한 시간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섬유질이 역효과를 일으키는 이유
그럼 차선책으로 당장이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섬유질이 변비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첫 번째 이유는 수분 부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물을 충분히 마셔줄 필요가 있습니다.
섬유질은 스펀지와 비슷합니다. 물을 충분히 머금으면 부드럽게 부풀어서 장을 잘 통과합니다. 하지만 수분이 부족하면 스펀지가 딱딱하게 굳는 것처럼 변도 단단해집니다.
해변의 모래를 생각해보십시오. 촉촉한 모래는 뭉쳐지고 잘 움직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건조한 모래는 손가락 사이로 흩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섬유질도 수분과 함께 있을 때 제 기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섬유질을 섭취하면 할수록 변비는 더 심해진다는 점도 잊지마십시요.
일반적으로 하루 1.5리터에서 2리터를 목표로 하시되,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섬유질만으로 변비가 잘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만성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변비와 스트레스가 연결된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매우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생존 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신체는 소화보다 생존을 우선시합니다.
장 운동이 감소하고, 위산이 줄어들고, 소화 효소가 감소하고, 장이 긴장합니다.
몸이 이렇게 판단하는 겁니다.
"지금은 소화할 때가 아니야. 지금은 위기 상황이야."
이런 상태를 이해하기 쉬운 비유가 있습니다.
겁먹은 고양이를 생각해보십시오. 겁먹은 고양이는 몸을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고, 극도로 긴장합니다. 이때 아무리 좋은 음식을 앞에 놓아도 먹지 않습니다.
장도 정확히 이렇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장은 굳어지고, 움직임이 느려지고, 경직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섬유질 음식을 먹어도 장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합니다.
직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 걱정거리가 많아 잠을 잘 못 자는 분들, 항상 긴장 상태에 있는 분들. 이런 분들에게 변비의 진짜 원인은 섬유질 부족이 아니라 신경계의 긴장 상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는 따뜻한 음식, 천천히 먹는 습관, 긴장 완화, 충분한 수면이 샐러드 한 그릇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 중에는 선천적으로 교감신경 우위의 체질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모드로 우세하게 셋팅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장을 지배하는 부교감신경은 억제된 상태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장운동이 약한 상태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만성 변비가 늘 문제인데 여기에 사회적 스트레스까지 가세되면 장운동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섬유질 섭취가 역효과를 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음식 민감성 문제와 관련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사람들에게 유제품과 글루텐 같은 성분들이 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에게는 우유, 치즈, 요거트 같은 유제품이 장 운동을 느리게 하거나 복부 팽만을 유발하고 또 다른 분들은 밀가루 음식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장 염증과 가스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음식 민감성 문제는 보통 집 안의 작은 소음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더라도 집 안에서 계속 작은 소음이 난다면 가정이 조용하지 못하고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몸도 그렇습니다.그 결과 스트레스에 예민한 장은 편안한 리듬을 회복하지 못하고 긴장하기 때문에 변비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특히 섬유질이 풍부한 통밀빵, 통곡물을 먹었는데도 오히려 배가 더 불편하신 분들이라면, 글루텐 민감성을 한번 의심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만성 변비 해결책
그럼 진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변비를 해결할 때 무엇을 더 먹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설사 효과가 있더라도 일시적일뿐입니다.
그래서 그보다 내 몸의 장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더 집중하셔야 합니다.
이것을 식물 키우기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식물에 아무리 좋은 비료를 줘도, 화분에 물이 빠지지 않아 뿌리가 썩어있거나, 햇빛이 전혀 들지 않거나, 온도가 너무 낮다면 비료는 소용이 없습니다. 먼저 환경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장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다음에 섬유질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양생의학에서는 항상 몸속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장을 움직이게 하는 최적의 환경일까요?
먼저 충분한 수분이 필요합니다. 장이 움직이려면 물이 있어야 합니다. 섬유질이 효과를 보려고 해도 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음식과 부드러운 식사를 하십시요. 이미 긴장된 장에 차갑고 딱딱한 생야채를 대량으로 넣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뜻하게 조리된 음식이 긴장된 장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스트레스 완화입니다. 겁먹은 고양이를 달래주는 것처럼, 긴장된 신경계를 먼저 진정시켜야 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가끔 명상도 하고 심호흡을 자주 하십시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면입니다.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고, 장 운동이 억제됩니다.
이 밖에 의외로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침 리듬입니다.
장에는 생체 리듬이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는 장 운동이 활성화되고 배변 반사가 잘 일어납니다. 이것은 밤새 장이 휴식을 취하고 아침에 다시 가동을 시작하는 자연스러운 주기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공장이 야간 정비를 마치고 아침에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이 리듬이 반복적으로 깨지면 어떻게 될까요?
늦게 자고, 아침을 거르고, 커피만 마시고, 급하게 출근하는 패턴이 계속되면 장 리듬 자체가 무너집니다.
장이 아침에 가동할 준비를 했는데 신호가 오지 않으면, 다음날 아침에는 덜 준비하고, 그다음 날에는 더 덜 준비하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만성 변비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변비가 심한 분일수록 일정한 기상 시간, 따뜻한 아침 식사, 천천히 먹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아침 리듬을 루틴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오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식이섬유는 분명히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 상태에 맞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가"하는 점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섬유질을 늘리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분에게는 먼저 수분을 충분히 채우고, 만성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수면 리듬을 바로잡고, 유제품이나 글루텐 민감성을 점검하고, 장 운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변비는 단순히 배에 변이 쌓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몸 전체의 생체 리듬과 신경계 상태가 장이라는 창문을 통해 보여지는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장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훈련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섬유질을 더 넣기 전에, 장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먼저 물어봐 주십시오.